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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교사 추천! 아이들이 감정 배울 수 있는 영화

by 율벚꽃 2025. 6. 30.

유치원 교사 추천! 아이들이 감정 배울 수 있는 영화 관련 사진

 

유치원 교사로 일하며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는 “우리 아이가 요즘 감정 기복이 심해요”입니다. 사실 유아기 아이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그것을 어떤 식으로든 표현하려고 해요. 그런데 말로 표현하는 게 아직 서툴다 보니, 가끔은 울음, 짜증, 심지어 친구와의 다툼으로 나타나기도 하죠.

이럴 때 “왜 그렇게 행동했니?”라는 질문은 아이에게 너무 어려운 말이에요. 정답이 있는 질문 같기도 하고, 괜히 혼나는 기분이 들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저희 교사들은 아이들이 편하게 감정을 꺼내놓을 수 있도록, 영화를 수업에 활용하곤 합니다.

감정을 설명하는 대신, 영화 속 캐릭터와 상황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주면 아이들은 훨씬 자연스럽게 공감하고, 자기 마음을 말로 꺼내기 시작하거든요. 오늘은 그런 현장의 교사들이 수업 시간에 자주 추천하고, 부모님께도 자신 있게 권하는 감성 애니메이션 세 편을 소개드릴게요.

감정을 이름 붙여주는 첫걸음 – 인사이드 아웃

수업을 하다 보면 아이들이 종종 이런 말을 합니다. “나 기분이 이상해요.” “속상한데 왜 그런지 몰라요.” 이럴 때 아이 스스로 자기 감정을 인식하고, 이름 붙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영화가 있어요. 바로 디즈니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입니다.

이 영화는 라일리라는 소녀의 머릿속에서 감정들이 캐릭터로 살아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기쁨이, 슬픔이, 분노, 까칠이, 소름이. 다섯 가지 감정이 머릿속 콘트롤 센터에서 라일리의 일상을 함께 만들어가죠.

특히 이 영화가 유익한 이유는 감정을 색깔과 표정, 행동으로 명확하게 구분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영화 감상 후 아이들과 함께 감정 색칠놀이를 해요. “기쁨이는 무슨 색이었지?”, “넌 오늘 어떤 감정이 많았어?” 이런 활동을 하다 보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나 오늘 파란색(슬픔)이었어요” 같은 표현을 쓰기 시작해요.

중요한 건, 이 영화가 “기쁨만이 좋은 감정”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슬픔도 때로는 누군가를 도와주게 하고, 나를 더 잘 알게 해주는 중요한 감정이라는 걸 알려주죠. 아이들이 감정을 판단하거나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돕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아이들은 ‘인사이드 아웃’을 보며 웃고 울고, 캐릭터에게 이름을 붙이기도 하고, 자기 마음속에도 ‘슬픔이’나 ‘분노’가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걸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배웁니다. 그래서 유치원에서 감정 교육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보여주는 영화가 바로 이 작품입니다.

친구 마음을 상상하게 만드는 이야기 – 토이 스토리 3

아이들이 자라면서 가장 많이 겪는 감정 중 하나가 바로 ‘섭섭함’이에요. 친구가 나랑 안 놀아줄 때, 장난감을 먼저 차지했을 때, 같이 가기로 했던 친구가 다른 친구랑 먼저 놀고 있을 때. 그럴 땐 속상하고, 슬프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엉엉 울기도 해요.

이럴 때 보여주기 좋은 영화가 바로 ‘토이 스토리 3’입니다. 이 영화는 우리가 익히 아는 우디, 버즈 등의 장난감 친구들이 주인 앤디가 자라면서 점점 외면받게 되는 과정을 그려요. 아이들은 장난감의 시선에서 그 감정을 바라보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마음’을 상상하게 돼요.

저희 반 아이들은 처음엔 그냥 재미있게 보다가, 후반부 장면에서 친구들이 서로 손을 잡고 함께 위기를 맞이하는 장면에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해요. 그리고 “우디는 슬펐겠죠?”, “버즈는 앤디가 떠나서 마음 아팠을 것 같아요.” 이런 말을 하며 자연스럽게 타인의 감정을 짐작하고 말로 표현하죠.

영화를 보고 나서 “친구가 혼자 있었을 때 어떤 기분일까?”, “너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 같은 질문을 해보면, 아이들은 놀랍도록 진지하게 자기 생각을 꺼내 놓습니다.

‘토이 스토리 3’는 단순히 장난감 이야기 그 이상이에요. 친구와의 이별, 관계의 소중함, 그리고 진짜 친구란 어떤 존재인지를 아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아이의 공감 능력을 조금씩 키워줍니다.

나답게 살아가는 용기 – 모아나

유치원 교사로서 늘 안타까운 순간이 있어요. 조용하고 착한 아이가 자신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자기를 표현하지 못한 채 그대로 지나가는 순간들. 그럴 땐 아이가 ‘나는 나대로 괜찮다’는 자존감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요. 그래서 종종 보여주는 영화가 바로 ‘모아나(Moana)’입니다.

모아나는 모두가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바다를 건너 섬을 구하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소녀입니다. 누구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길을 찾고, 실수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지만 결국엔 자기 안에 있는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죠.

이 영화는 단순히 모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이가 자기 자신을 믿게 되는 이야기예요. 그래서 영화 감상 후엔 아이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눠요. “모아나는 왜 떠났을까?”, “너는 무서울 때도 해낸 적 있어?”, “네가 용감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어떤 아이는 “난 엄마 없이 병원 갔을 때 무서웠지만 참고 했어요”, 또 어떤 아이는 “처음 유치원 왔을 때 엄마 없이도 잘 있었어요”라고 말해요. 그 대화 속에서 아이는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기고,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되죠.

‘모아나’는 특히 여자아이들에게 ‘누군가의 딸’로만 살아가는 게 아니라, 자기 선택과 책임을 지고 살아가는 주체적인 존재로 자라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줍니다. 유치원에서 정서적 독립성과 자존감을 키워주는 데 이보다 좋은 이야기는 드물다고 생각해요.

결론: 감정은 배워야 하는 언어입니다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감정을 갖고 있지만, 그 감정을 어떻게 알아차리고, 어떻게 표현하고, 어떻게 다뤄야 할지는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 배움의 가장 좋은 방법은 이야기를 통해 느끼는 것이에요.

오늘 소개한 인사이드 아웃, 토이 스토리 3, 모아나는 단순히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기 감정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느끼고, 자기 자신을 믿는 힘을 기를 수 있게 도와주는 이야기들이에요.

부모님도 아이와 함께 이 영화들을 보고 나서 “어떤 장면이 기억나?”, “넌 그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하고 편하게 물어봐 주세요. 그 짧은 대화가 아이의 감정 언어를 키우고, 평생의 정서 기반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